|
|
 |
 |
 |
| 제목 |
중국 온라인게임 `한류` 점령 |
| 작성자 |
류재삼 |
등록일 |
2003-02-27 |
조회수 |
1042 |
문화적 배경 비슷 젊은층 거부감 없어 전체사이트 절반이상 한국게임 서비스
중국 온라인 게임 시장이 한국에 완전 점령당하기 일보 직전의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 심지어 일부에서 `반비장산(反壁江山ㆍ국토의 절반이 침략과 유린을 당하다)'이라는 극단적 용어를 들먹이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할만큼 상황이 심각하다
상황이 어느 정도인지는 중국전자정보산업발전연구원(CCID)이 최근 실시한 한 조사 결과가 아주 잘 보여준다. 이에 따르면 2002년 말 현재 중국의 온라인 게임 사이트는 총 74개로 이중 50% 가까운 36개 사이트가 한국제 게임을 제공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에 비해 순수한 국산 게임을 제공하는 곳은 16개 사이트에 불과했다. 이외에 대만은 12개 사이트, 구미, 일본, 홍콩등은 모두 합쳐 10개 사이트를 차지하고 있다. `반비장산'이라는 중국 업계의 비관적 자괴감이 결코 공연한게 아닌 것이다.
시장 점유율을 자세히 들여다볼 경우 상황은 보다 더 심각해진다. 각종 통계에 따르면 중국 온라인 게임의 시장 점유율은 아무리 좋게 봐도 10%를 넘지 않는다. 반면 한국산의 시장 점유율은 최소한 80% 이상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체의 50% 가까운 사이트가 제공하는 한국산 게임이 전국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는 얘기가 되는 셈이다.
현장의 분위기는 더욱 그렇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를테면 전국적으로 11만곳에 이르는 인터넷 까페들이 그렇다. 네티즌들이 너도 나도 경쟁적으로 연결하는 베스트 셀러 게임이 하나같이 한국계인 `첸녠(千年)'과 `촨치(傳奇)', `결투', `혼루안마오셴(混亂冒險)', `홍웨(紅月)'등이다. 이들 제품은 외면적으로만 보면 중국 제품이라는 느낌을 물씬 풍기나 사실은 엔씨 소프트의 `리니즈'와 엑토스의 `미르의 전설'을 중국어 버전으로 바꿔놓은 것에 불과하다.
각론으로 들어가도 분위기는 꽤 심상치 않다. 대표적인 경우가 엑토스의 `미르의 전설' 중국어판인 `천년'의 맹활약이 아닌가 싶다. 벌써 중국 게임 시장의 65%를 점유중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 회원으로 가입한 매니어 게이머만 8만명에 이르고 있다.
중국어로 `광란의 탱크'와 `파파오탕(泡泡堂)'으로 출시된 한국산 게임의 위력 역시 만만치 않다. 1년 영업실적이 수억위안(수백억원)에 이르고 있다. 이외에 시멘텍의 `잔창(戰場)'과 Gce의 `홍웨'는 `천년'을 바짝 추격하는 5만여명의 회원을 보유중에 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최근 수년동안 적극적으로 진출한 약 40여개 업체들이 요즘 거의 대부분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사실도 한국 게임의 중국 점령 현상이 쉽게 막을 내리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웅변해준다.
이처럼 한국제 게임들이 중국의 게임 시장을 아예 밑둥부터 뒤흔들어놓는 데에는 다 나름의 이유가 있다. 우선 문화적 배경이 중국과 비슷하다는 사실을 최대의 강점으로 꼽아야 할 것 같다. 한국 게임을 접한 중국의 젊은 게임 매니어들이 별다른 저항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얘기이다. 게임의 난이도가 그다지 높지 않다는 사실, 종류가 풍부하고 기술 수준과 내용이 뛰어난 점 역시 한국 게임의 강점으로 손색이 없다. 한마디로 중국 게임 시장은 한국 게임들에 아무 대책 없이 노출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물론 중국 당국이 안타까운 상황의 타개를 위한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각종 게임 전람회의 적극적 개최를 통한 분위기의 대반전 노력이 아닌가 싶다. 실제 베이징시 정보통신 당국같은 경우는 금년 3~4회의 온라인 게임 전람회를 개최, 중국산 제품의 개발에 박차를 가할 예정으로 있다.
한국 업체들과의 교류와 합작을 통한 벤치마킹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보자는 접근법 역시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 아닌가 싶다. 현재 이 방법은 일부 구체적 성과로 나타나고 있기도 하다. 예컨대 줘웨(卓越)디지털개발주식회사는 한국의 (주)아오조라와 공동으로 `신시유지(新西遊記)'를 출시, 시장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
현재 상황에서 중국 게임 업체들이 한국산 제품의 대공세를 극복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인터넷 포탈 사이트 `왕이(網易)'가 개발한 `다화시유(大話西遊)'와 `산궈즈(三國志)9'이 비록 적지 않은 인기를 끌고 있기는 하나 아직은 동시 접속 인원이 수 천 여명에 불과한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한국 제품의 경우 기본이 수 만 명이라는 사실에 비춰보면 적지 않은 차이가 난다고 할 수 있다.
작년 중국의 게임 시장 매출액은 전년에 비해 213.8%나 늘어난 10억위안(1450억원)에 이르렀다. 또 앞으로 매년 50% 전후씩 성장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경우 오는 2010년경 전체 시장은 최소한 100억위안(1조4500억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결코 방관해서는 안되는 대단한 시장인 것이다. 만약 이 상황을 방관했다가는 최소한 80억위안(1조1600억원) 이상이나 되는 시장을 한국 게임 업체들에 내줄 것이라는 전망은 곧바로 현실이 될 수밖에 없다. 중국 게임 산업 당국이 한국 제품들의 맹공세에 따른 심각성을 인식,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하는 이유는 굳이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지 않나 싶다.
베이징=홍순도특파원 |
|
|
|
|
|
